0-9→15-11|저는 한화의 홈런보다 7·8회 네 번의 출루를 봤습니다
한화가 3회까지 0-9로 뒤진 경기를 15-11로 뒤집었습니다. 9점 차 역전이라는 숫자만으로도 설명이 끝날 것 같은 경기입니다.
그런데 기록을 다시 따라가 보니 저는 0-9보다 7회와 8회에 주자가 쌓이는 방식에서 한 번 더 멈추게 됩니다. 7회에는 연속 볼넷, 8회에는 1사 뒤 연속 사구가 나왔습니다.
동점을 만든 이닝과 역전한 이닝 모두 한화의 적시타가 나오기 전에 LG 마운드가 출루를 허용했습니다. 저는 이 경기를 한화의 15득점만으로 설명하면 중요한 절반을 놓친다고 봅니다.
0-9는 시작점이었고, 역전은 네 이닝에 걸쳐 만들어졌다
한화 선발 브루스 짐머맨은 1회초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7점을 내줬습니다. 3회가 끝났을 때 점수는 0-9였습니다.
여기서 바로 대역전이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한화는 4회 2점을 냈고, 5회에는 다시 3점을 보탰습니다. 6회초 LG가 한 점을 추가하면서 점수는 5-11까지 벌어졌지만, 한화는 6회말 김태연의 솔로 홈런과 이어진 안타로 3점을 따라붙었습니다.
| 구간 | 한화 득점 | 점수 흐름 | 제가 본 지점 |
|---|---|---|---|
| 3회 종료 | 0점 | 0-9 | 경기가 크게 기운 시점 |
| 4회 | 2점 | 추격 시작 | 한 번에 뒤집은 경기가 아니었다 |
| 5회 | 3점 | 5-10 | 점수 차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
| 6회말 | 3점 | 8-11 | 2사 후 공격이 이어졌다 |
| 7회말 | 3점 | 11-11 | 연속 볼넷이 동점 공격을 열었다 |
| 8회말 | 4점 | 15-11 | 1사 뒤 연속 사구가 역전 주자를 만들었다 |
점수표만 다시 놓고 보면 한 가지가 보입니다. 한화는 4회부터 8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경기를 '9점을 한 번에 뒤집은 경기'로 기억하는 것보다, 큰 점수 차를 다섯 이닝에 걸쳐 조금씩 없앤 경기로 보는 편이 실제 흐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6회 2사 후 세 점, 여기서 경기가 다시 살아났다
5-11로 뒤진 6회말에는 이미 2아웃이 잡혀 있었습니다. 김태연이 솔로 홈런을 쳤고, 이후 문현빈과 한지윤, 강백호의 안타가 이어졌습니다. 한화는 이 이닝에 3점을 내면서 8-11까지 접근했습니다.
화면에 가장 크게 남기 쉬운 장면은 홈런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 이닝에서 더 중요한 건 홈런 뒤 공격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솔로 홈런 하나로 끝났다면 6-11, 여전히 다섯 점 차였습니다. 그런데 2사 뒤 세 타자가 계속 연결되면서 세 점 차가 됐습니다. 다음 이닝부터는 안타 한두 개와 출루 하나가 실제 동점까지 이어질 수 있는 거리가 됐습니다.
7회 동점은 안타보다 볼넷 두 개가 먼저였다
7회말 한화 공격은 허인서와 이진영의 연속 볼넷으로 시작됐습니다. 심우준의 안타까지 이어지면서 무사 만루가 됐고, 김태연의 희생플라이와 문현빈의 적시타, 한지윤의 땅볼 타점으로 11-11 동점이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동점 적시타만 따로 떼어놓고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8-11에서 시작한 공격에서 첫 두 타자가 안타 없이 1루를 밟았습니다. 아웃카운트는 그대로인데 주자 두 명이 생겼습니다. 뒤에서 안타 하나가 나왔을 때 바로 무사 만루가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한화가 잘 친 것은 분명합니다. 동시에 LG 마운드가 연속 볼넷으로 스스로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낸 것도 같은 이닝 안에서 벌어진 사실입니다. 이 둘을 같이 봐야 7회의 세 점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8회는 7회와 같지 않았다, 그래도 반복된 장면이 있었다
여기서는 기록을 조금 더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7회는 이닝 시작부터 연속 볼넷이었습니다. 반면 8회에는 이미 아웃카운트 하나가 올라간 뒤 허인서와 이도윤이 연속으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습니다.
따라서 두 이닝을 똑같이 '첫 두 타자 연속 출루'라고 묶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두 이닝을 같이 보는 이유는 있습니다. 동점을 만든 7회에는 연속 볼넷, 역전을 만든 8회에는 1사 후 연속 사구가 나왔다는 반복입니다.
LG 입장에서 8회는 더 아쉬운 형태였습니다. 11-11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먼저 잡아놓은 상황이었는데, 안타를 맞기 전에 몸에 맞는 공 두 개로 다시 주자가 쌓였습니다.
이후 김태연의 중전 적시타로 한화가 처음 앞섰고, 문현빈의 2타점 2루타와 한지윤의 적시타까지 이어지면서 점수는 15-11이 됐습니다.
여기서 '불펜이 조급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수의 심리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확인할 수 있는 건 훨씬 단순합니다. 동점 이닝에는 볼넷 두 개, 역전 이닝에는 사구 두 개가 나왔고, 한화는 그 출루를 모두 득점 공격의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한화의 타격만 보면 이 경기의 절반만 보게 된다
15점이라는 최종 득점만 보면 한화 타선이 LG 마운드를 계속 두들긴 경기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6회 이후 중요한 안타가 여러 개 나왔습니다.
하지만 큰 점수 차를 뒤집을 때는 안타 개수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아웃카운트를 얼마나 아끼면서 주자를 쌓았느냐입니다.
7회에는 볼넷 두 개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습니다. 8회에는 1사 뒤 사구 두 개로 다시 주자 두 명을 올려놓았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9점 차를 따라가려면 공격 기회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볼넷과 사구는 타자가 안타를 만들지 않아도 아웃카운트를 소비하지 않고 주자를 늘릴 수 있습니다.
LG 마운드는 가장 막아야 할 두 이닝에서 그 출루를 연속으로 허용했고, 한화는 그 다음 타석에서 실제 점수를 만들었습니다.
9점 차 역전보다 저는 이 네 번의 출루가 더 오래 남는다
0-9에서 15-11.
숫자만 떼어놓으면 한 번의 거대한 공격으로 경기가 뒤집힌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닝별 기록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한화는 4회부터 점수 차를 줄였고, 6회에는 2사 후 세 점을 만들었습니다. 7회에는 연속 볼넷 뒤 동점, 8회에는 1사 후 연속 사구 뒤 역전이 나왔습니다.
저는 그래서 김태연의 홈런이나 결승타 하나만 이 경기의 대표 장면으로 고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7회 볼넷 두 개와 8회 사구 두 개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화려한 타격 장면 앞에 주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화의 9점 차 역전보다 동점 이닝과 역전 이닝에서 LG가 연속 사사구로 주자를 쌓아준 장면이 더 오래 남습니다. 한화는 그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고, 7회에는 동점으로, 8회에는 역전으로 바꿨습니다.
다음 경기에서는 15득점보다 이 장면을 확인하고 싶다
한화는 이 경기로 6연패를 끊었습니다. 9점 차 역전이라는 기록도 남았습니다.
그렇다고 다음 경기에서도 15점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인 관찰법은 아닙니다. 타선은 하루 사이에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다음 경기에서 다시 보고 싶은 건 조금 작은 숫자입니다.
선두 또는 앞 타자가 출루했을 때 다음 타자가 얼마나 연결하는지, 상대가 내준 볼넷과 사구를 실제 득점으로 바꾸는지, 그리고 한 이닝의 추격이 다음 이닝까지 이어지는지입니다.
이번 경기는 그 세 가지가 모두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경기를 단순한 '0-9 대역전'으로 정리하지 않겠습니다.
동점을 만든 7회에는 연속 볼넷이 있었고, 역전을 만든 8회에는 1사 뒤 연속 사구가 있었습니다. 안타가 경기를 끝냈지만, 그 안타가 가장 아프게 들어갈 자리를 먼저 만든 것은 네 번의 출루였습니다.
작성·확인 기준일 · 2026년 8월 22일
분석 경기 · 2026년 8월 21일 LG 트윈스 대 한화 이글스
경기 장소 ·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최종 스코어 · 한화 15-11 LG
확인 자료 · 경기 종료 후 공개된 주요 경기 보도와 이닝별 득점 상황을 교차 확인했습니다.
순위와 연승·연패 관련 내용은 8월 21일 경기 종료 시점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