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1위인데 감독은 “박영현 빼고 누가 있나”라고 했다|순위표에 안 보이는 불펜 고민
KT는 8월 16일 기준 62승 2무 39패, 승률 0.614로 KBO리그 1위입니다. 2위 삼성과도 1경기 차가 나고 최근 10경기 성적은 7승 3패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1위 팀의 이강철 감독 입에서 나온 말은 꽤 뜻밖이었습니다.
“박영현 빼고 믿을 사람이 누가 있나.”
기록을 다시 놓고 보니 이 말은 성적이 나쁜 팀 감독의 푸념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KT가 걱정하는 건 지금 몇 위냐가 아니라, 한 점 차로 7회에 들어갔을 때 박영현까지 어떻게 연결할 것이냐에 더 가까워 보였습니다.
1위인데 왜 감독은 불펜부터 이야기했을까
현재 순위표만 보면 KT에서 가장 급한 문제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103경기에서 62승을 거뒀고 삼성에 한 경기 앞선 선두입니다. 전반기를 3위로 마친 뒤 후반기 첫 LG 4연전을 모두 잡았고, 이후 9연승과 7연승을 거치면서 결국 1위까지 올라왔습니다.
더구나 타선은 여전히 잘 칩니다.
8월 들어 KT의 팀 타율은 0.281, OPS는 0.795로 모두 리그 2위였습니다. 최원준은 이 기간 타율 0.389, 안현민도 0.333에 1홈런 9타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순위표만 보면 이런 생각부터 듭니다.
“1위인데 불펜 때문에 그렇게까지 걱정할 정도인가?”
그런데 이강철 감독이 보는 경기는 조금 다릅니다.
15일 키움전을 앞두고 불펜 이야기가 나오자 이 감독은 박영현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믿고 내보낼 투수를 고르기 어렵다는 취지로 이야기했습니다. 상대 타순과 상성을 따져 배제성, 우규민 등을 한 이닝 또는 한 타자 단위로 나눠 써야 한다는 설명도 했습니다.
1위라는 결과와 7·8회를 운영하는 과정은 별개의 문제였던 겁니다.
사실 이 고민은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이 문제는 8월에 처음 나온 이야기도 아닙니다.
6월 말 기준 KT 불펜 평균자책점은 5.21로 리그 8위였습니다. 당시 리그 평균 4.83보다 높았고, 지난해 KT 불펜 평균자책점 4.45와 비교해도 좋지 않았습니다.
반면 박영현은 당시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며 뒷문을 맡고 있었습니다.
당시 KT 경기를 따라가면 꽤 익숙한 흐름이 있었습니다.
선발이 버팁니다.
타선이 점수를 냅니다.
그런데 박영현에게 공을 넘기기 전 7회나 8회에서 경기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KT의 불펜 문제를 단순히 ‘마무리가 약하다’고 설명하면 오히려 반대입니다.
마무리는 있는데, 마무리까지 가는 길이 일정하지 않은 게 문제였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꽤 크다고 봅니다.
9회를 맡을 선수가 없는 팀은 마지막 한 명을 찾아야 합니다. KT는 박영현이라는 답이 있습니다.
대신 6회에 선발이 내려왔을 때 7회, 8회를 누구에게 얼마나 맡길지를 매 경기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그런데 스기모토는 잘 던지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가 재미있어진다
여기서 한 가지 반론이 생깁니다.
“스기모토가 있는데 왜 박영현밖에 없다고 하나?”
실제로 기록만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입니다.
스기모토는 시즌 초 크게 흔들렸지만 2군 조정 이후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7월 13경기에서 8홀드를 기록했고 월간 평균자책점은 1.38이었습니다. 한때 10점대였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8월 초 4점대까지 떨어뜨렸습니다.
그런데 이강철 감독은 오히려 스기모토를 자신에게 가장 큰 물음표로 표현했습니다.
결과는 좋지만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를 찍어 누르는 유형은 아니고, 수 싸움과 제구로 버티는 투수라 벤치에서는 매 이닝 긴장하게 된다는 취지였습니다.
이 대목이 저는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성적표에는 1.38이 찍혀 있는데, 감독의 체감에는 아직 느낌표가 아니라 물음표가 남아 있습니다.
야구를 보다 보면 이런 투수가 있습니다.
아웃카운트는 잡는데 매번 주자가 나갑니다.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기도 하고, 볼카운트 싸움이 길어집니다.
기록은 깨끗해도 보는 쪽에서는 다음 타자가 편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것이 스기모토의 좋은 성적을 깎아내릴 이유는 아닙니다. 오히려 KT에는 그의 반등이 꼭 필요했습니다.
다만 ‘최근 잘 던진 투수’와 ‘가을야구 한 점 차에서 자동으로 공을 맡길 투수’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게 감독의 판단으로 읽힙니다.
제가 보기에는 KT 불펜의 문제는 사람이 아예 없다는 것보다 한 명이 흔들렸을 때 다음 카드가 자동으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강한 불펜은 감독이 매번 정답을 새로 찾지 않아도 되는 불펜이기도 합니다.
박영현이 있어서 더 안 보이는 문제도 있다
박영현의 현재 성적을 보면 왜 이강철 감독이 그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는지도 이해됩니다.
박영현은 8월 16일 기준 42경기에서 47이닝을 던져 6승 무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7월 31일에는 이미 3시즌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습니다.
16일 키움전에서도 박영현은 8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이 정도 마무리가 뒤에 있으면 경기 운영은 훨씬 쉬워집니다.
문제는 역설적으로 박영현이 잘 막기 때문에 앞의 불안이 결과에서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8회까지 어렵게 넘겨도 9회가 막힙니다.
경기는 KT 승리로 기록됩니다.
다음 날 순위표에는 불펜 운용이 얼마나 복잡했는지는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62승이라는 숫자만 보면 감독의 걱정이 과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스코어보드보다 그 62승을 만들기 위해 몇 번이나 박영현에게 공을 넘겨야 했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KT 투수진의 특징 자체가 불펜 운영을 어렵게 만든다
이강철 감독이 한 말 가운데 저는 구속 이야기도 그냥 지나가기 어려웠습니다.
이 감독은 KT 투수진을 강한 구위로 밀어붙이는 형태보다 제구와 타자 상성을 활용하는 유형으로 설명했습니다.
이건 불펜 운영과 바로 연결됩니다.
150㎞대 강한 공으로 좌우 타자를 크게 가리지 않는 투수가 있다면 한 이닝을 통째로 맡기기가 상대적으로 편합니다.
반대로 제구와 구종 궁합이 중요한 투수들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다음 타자가 좌타자인지 우타자인지,
변화구에 약한지 직구에 강한지,
앞 투수가 몇 개를 던졌는지까지 따져야 합니다.
이강철 감독이 불펜 운용을 ‘퍼즐 맞추기’처럼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KT는 투수가 부족해서만 어려운 게 아니라, 가진 투수들을 쓰는 방법 자체가 복잡한 팀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그래서 1경기 차 선두가 생각보다 넉넉하지 않다
8월 16일 기준 KT와 삼성의 차이는 1경기입니다.
KT가 62승 39패 2무, 삼성은 62승 41패 2무입니다.
한두 경기면 순서가 바로 바뀔 수 있습니다.
더구나 KT는 18일부터 LG와 잠실 3연전을 치릅니다.
올 시즌 LG를 상대로 9승 3패, 잠실에서는 6전 전승으로 강했습니다.
한 달 전에는 후반기 첫 LG 4연전을 싹쓸이하면서 상승세의 출발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위치가 다릅니다.
쫓는 팀이 아니라 쫓기는 팀입니다.
8월 들어 KT 타선은 여전히 리그 상위권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LG 3연전에서 홈런 숫자보다 7회 시작할 때 점수와 그때 마운드에 누가 올라오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9월이 되면 이 고민은 더 커질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이 지금 불펜을 이야기하는 데는 일정 문제도 있습니다.
9월 중순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이 예정돼 있고 KT에서는 소형준, 오원석, 박영현 등 투수들이 빠질 예정입니다.
여기서 박영현 하나만 빠지는 게 아닙니다.
선발이 빠지면 기존 불펜 자원이 선발로 이동할 가능성도 생깁니다.
이강철 감독 역시 선발 공백이 생기면 배제성을 선발로 돌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결국 불펜에서 구위 좋은 투수들이 버텨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의 문제는 ‘박영현 다음이 누구인가’입니다.
9월에는 질문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박영현이 없는 날에는 마지막 세 이닝을 누가 나눠 던질 것인가.’
1위 팀이 8월부터 불펜을 걱정하는 이유가 여기까지 이어집니다.
그래도 KT가 1위라는 사실은 가볍게 보면 안 된다
불펜 이야기를 길게 했다고 해서 KT를 불안한 1위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KT는 후반기 들어 LG를 상대로 4연전을 쓸어담았고 이후 긴 연승을 두 차례 만들었습니다.
선발진과 타선이 버텨줬고, 스기모토처럼 시즌 중 반등에 성공한 불펜 자원도 나왔습니다.
현재 성적은 우연히 만들어진 1위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강철 감독이 걱정하는 건 정규시즌 1위를 만드는 방법과 가을야구에서 한 점 차를 끝내는 방법이 완전히 같지는 않기 때문일 겁니다.
가을야구에서는 한 번의 7회가 시리즈 전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때는 ‘오늘 누구를 써볼까’보다 ‘여기서는 이 투수’라는 답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지금 KT에는 마지막 박영현이라는 답은 있습니다.
그 앞의 답안지가 조금 더 채워져야 합니다.
다음 경기에서 저는 이 세 장면부터 볼 것 같다
KT가 LG를 다시 만났을 때 단순히 승패만 보면 이번 불펜 고민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보고 싶은 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선발이 6회 이전에 내려왔을 때 누가 가장 먼저 올라오는지.
둘째, 스기모토가 한 점 차에서도 계속 같은 역할을 맡는지.
셋째, 박영현을 9회보다 일찍 써야 하는 상황이 다시 나오는지.
이 세 장면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기 시작한다면 이강철 감독의 고민도 꽤 줄어들 겁니다.
반대로 1위를 달리는 동안에도 매일 다른 조합을 꺼내야 한다면, 지금 감독이 한 말은 9월에 다시 떠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KT는 지금 가장 잘 이기고 있는 팀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어디가 부족한지를 지금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자주 궁금한 질문
KT는 2026년 8월 16일 기준 몇 위인가요?
KT는 103경기에서 62승 39패 2무, 승률 0.614로 1위입니다. 2위 삼성과는 1경기 차입니다.
이강철 감독은 왜 불펜을 걱정했나요?
박영현을 제외하면 경기 후반에 확실하게 믿고 맡길 카드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KT 투수진이 강한 구위로 밀어붙이는 유형보다는 제구와 상성을 활용하는 스타일이라 타순에 따라 투수를 세밀하게 나눠 써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박영현의 2026시즌 성적은?
8월 16일 기준 42경기 47이닝, 6승 무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입니다.
스기모토는 부진한가요?
최근 기록만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스기모토는 7월 13경기에서 8홀드, 평균자책점 1.38로 크게 반등했습니다.
KT의 다음 중요한 일정은?
KT는 8월 18일부터 잠실에서 LG와 3연전을 치릅니다. 올 시즌 LG를 상대로 9승 3패로 앞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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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이 일찍 내려갔는데도 불펜이 뒤를 안정적으로 막은 경기입니다. KT가 현재 고민하는 후반 불펜 연결과 비교하면, 왜 감독 입장에서 ‘누가 다음 이닝을 맡을지 바로 떠오르는 불펜’이 중요한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자료 확인 기준
순위 기준|2026년 8월 16일 경기 종료 후
KT는 62승 39패 2무로 1위, 삼성은 62승 41패 2무로 2위입니다.
이강철 감독의 불펜 관련 발언은 2026년 8월 15일 키움전을 앞두고 공개된 취재 내용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스기모토의 7월 성적과 박영현의 시즌 기록은 공개된 KBO 기록 및 관련 보도를 교차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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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KT인데 이강철 감독은 왜 불펜을 걱정할까. 박영현 뒤 7·8회 문제와 스기모토의 반등, 9월 아시안게임 차출까지 KT가 풀어야 할 후반기 숙제를 기록으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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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KBO 1위 KT 위즈의 불펜 고민과 마무리 박영현, 이강철 감독의 후반기 마운드 운영을 분석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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